진홍에 물들다 2권
본의 아니게 내 집에서 숙부의 가족에게 얹혀 살게 된 나, 레아 그렌델.
그렌델 백작 가의 직계 혈통으로 훗날 내 가문을 이어야 할 것이 분명한데,
탐욕스럽고 제 자식밖에 모르는 숙모와 성격 나쁜 자매들이 자꾸만 날 견제한다.
바보같이 당할 수만은 없어 똑같이 대응해주다 보니 어느새 내가 악역이 되고 말았다.
그러나 신경쓰지 않았다. 어찌됐든 이 가문은 내 것이 분명했으니까.
하지만 얄미운 에르모사의 어마어마한 혼담을 듣는 순간, 울컥 분이 솟았다.
'저 멍청한 계집애가 후작 부인이 된다고? 그럼 내가 머리를 숙여야 하잖아?'
그래서 난 꾀를 부려 에르모사 대신 맞선 자리에 나가기로 결심했다.
그곳에서 만날 녀석이 '어떤 사람'인지도 모른 채 말이다.